인생은 모든 것이 선택의 연속이다. 이 때 선택을 하기 위해 고민하는 자녀를 위해 부모가 해야 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딸이 한 곳의 대학에 합격을 하고 한 곳은 예비 2번이라 한다. 본인이 선택하여 지원한 대학인데 합격한 곳은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예비 2번인 학교는 마치 합격이 된 거 마냥 그 대학에 갈 준비를 하고 있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우선 합격한 곳에 등록금이라도 넣고 접수를 시키고 싶은데 그런 곳은 애초에 지원도 안 한 것 마냥 생각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나는 딸이 결정하는 모든 것을 따를 자신이 있다. 다만 지금의 선택이 향후에 어떤 결과가 일어나지에 대해서는 아빠인 내가 겪어 온 경험으로 의견을 줄 것이고 그것이 본인이 판단하는 것에 일부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많이 기다리던 대학생활일 것이다. 빠른 생일로 입학을 해서 고3까지 포함해서 총 4번의 시험을 봤으니 말이다. 얼마나 좋을까? 그중에서 딸은 영어 성적이 가장 나빴다. 거의 매 번 최하등급이었는데 하필 영어학과를 지원했으며 그곳을 예비 2번으로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음~ 왜 그랬을까? 나는 우선 그 생각부터 먼저 들었다. 영어에 한이 맺혔나? 정말 잘해보고 싶어서 그런가? 아니면 일단 합격을 위해 인기가 없는 곳을 찾은 것인가?.... 별에 별 생각이 다 들지만 아빠로서 걱정은 가장 싫어하는 과목이었던 영어를 그곳에서 집중적으로 한다 하니 수업을 못 따라가서 자신감을 잃을까 그런 것뿐이다.
가만히 보니 이것도 아빠의 유전인가 보구나! 네 뛰어난 미모처럼~ ^^*
내가 다녔던 대학생활을 잠시 떠올려 본다. 삼수하여 늦게 들어간 탓에 열심히 살 것이라고 다짐을 하며 입학을 하였고 나이 어린 친구들에게 이름 불리기 싫어서 형이라 부르라 했고(신생과 이며 1회 졸업생이여 가능, 나름 포스 있었음), 도서관과 학교 운동장에서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마치 고등학생처럼 그렇게 지냈던 것 같다. 내내 장학금을 받았고, 대학 CC로 나름 좋은 추억도 많이 쌓고 지냈는데. 우리 딸은 어떤 대학생활이 펼쳐질까? 내가 마치 대학에 입학하는 것 같은 기분이다.
예비 2번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는 그 순수함이 상처로 되돌아오지 않기를 기도하며, 제일 고생했던 영어학과를 선택하며 스스로 어려움을 선택한 용기에 갈채를 보내고 4번 시험준비 하느냐 지친 그 마음을 캠퍼스의 밝은 기운으로 가득 채웠으면 아빠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구나!
근데 딸아!
아빠가 1학년 커리큘럼을 봤더니 뭔 그리 영어수업이 많은 거니? 전공과목은 2학년 때부터 집중되는 거 아니었나?
일단 붙어 놓고 휴학계를 내고 1년 영어 공부를 해볼까? 아님 가끔은 당찬 너의 성격처럼 그냥 밀어붙이다가 학점 못 채울 거 같을 때까지 다녀 볼까?
다행히 아빠의 근무지와 가까워서 가끔은 찾아볼 수 있을 거 같은데.. 아빠 대학도 소개해주고 학교 주변의 어느 음식점에서 우리 술도 한 잔 할 수 있는 거야? 네 친구들 데리고 나오면 아빠가 한 번 쏠 수도 있는데.... 남자친구는 어떠냐고?
그건 아빠가 아직 마음의 준비가 덜 되었구나! 아빠 만나서 같이 술 마시고 나면 아빠가 혼자 어찌 돌아가겠냐? 넌 아빠 딸인데.. 그 늑대 같은 친굴 어찌 믿고! 하여튼 만나는 남자친구가 네 결혼상대이기를 바랄 뿐이다. 아빤 8년을 사귀었어도 책임질 일은 하지 않았는데 말이야! 그런 순수한 사랑이 남아 있을까? 갑자기 삼천포로 빠져간다... ^^*
그러고 보니 엄마가 너를 만나기 위해 아빠의 숙소를 가끔 놀러 오겠구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오지 안 있았는데 말이다!
울 딸 덕분에 아빠도 평일에 엄마를 볼 수 있게 되었구나! 효녀로세~
아들 군에 면회 가듯이 아빠랑 엄마가 너 찾아가게 됐구나! 생각해 보니 좋은 추억이 만들어질 거 같네.
그래 꼭 대기 2번을 뚫고 대학에 들어가자꾸나! 만일 뚫리지 않으면 그건 그때 가서 슬퍼하자꾸나!
가끔은 인생에서 옳지 않은 선택이라 생각하고 슬퍼할 때도 있지만 지나고 나면 그것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것도 경험하게 되니 아빠도 뭐가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세상만사는 좋은 게 좋은 것만도 아니고 나쁜 게 나쁜 것만도 아니더라!
아빠도 지방에 있고, 너도 지방에 가고, 동생은 직장 가고. 그럼 엄마 혼자 덩그러니 외롭겠다. 그지?
이제 너희들도 우리 곁을 떠날 때가 다가오는 듯하네! 우리 딸들 대견하구나!
큰 딸아!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아빠와 엄마는 너의 선택을 바라보고 근심 어린 마음으로 열심히 응원을 할 뿐이다.
너의 선택을 환영한다!
그런데 장학금 신청은 어찌 하니? ^^*